코로나브레이크 마지막 자유수영 -2020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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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8.29(토) 주말 자유수영

#1
국내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가  전국적으로 300-400명을 오락가락 하고 있다.
정부는 30일부터 1주일간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5단계로 상향하고 실내운동시설에 대한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곧 수영장 운영중단 메세지도 올테고 이제 당분간 수영은 사요나라.
이번 토요일 마지막 자유수영은...수영 생각만 해도 몸서리 처 질 정도로 힘들고 빡세게 불태워야겠다는 다짐으로 
전날 일찍 잠을 청했다.

 


침대에 누워 생각해보니 최근 장마 핑계로 나몰라라 팽개쳐 놨던 텃밭 생각이 났다. 긴 장마로 대부분 작물이 죽어버려
영 관심없던 텃밭이었는데 지금쯤 가을 무 모종을 심어놔야 다가올 김장철에 맛있는 김장무를 수확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토욜 아침 일찍 기상하여 텃밭으로 향했다. 

우후죽순 돋아난 억척스런 잡초들과 여기저기 넝쿨을 뻗힌 고구마 줄기들. 한시간여 고구마와 잡초들과 사투로 고구마 
일부를 수확하고 어느정도 잡초를 제거하고 나니 장대비 맞은듯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평소 하지 않던 삽질, 곡괭이질에 온몸이 욱신욱신. 이상태로 수영장에 가면 갈아입을 옷이 없다. 
왜 땀이 날 거라는 걸 예상하지 못했을까? 
부랴부랴 집에 들러 새 옷가지를 챙겨들고 수영장으로 향했다.
수영장에서 불태우리라 했던 내 의지, 내 체력을 너댓평 텃밭에다 온전히 쏟아부어버렸더니 조신하게 그냥 사우나 온탕에 10여분 앉아있다 집에 갈까 하는 안일한 생각이 머릿속을 지나가는 찰나, 귀신같이 화목반 62번 핫핑크님의 깨톡.

"오늘 최소 2k! 불태워보시죠!! 전 도착했어요~"

굳이 깨톡까지...ㄷㄷㄷ 

탈의실을 지나 샤워장에 도착하니 먼저 도착한 핫핑크 몸을 정갈하게 씻고 계신다. 일단 모른 척 하고 뒤로돌아 벽 뒤 샤워부스로 몸을 숨겼다.

샤위기를 틀어 머리부터 따뜻한 물줄기를 맞으며, 저 사람 마주치면 뭐라고 할까 어떻게 둘러댈까 잠시 고민.

텃밭일 하면서 힘을 너무 빼서요..오늘은 오..온..온탕에만.... 아 부질없다. 

얼결에 눈이 마주치자 서로 방끗방끗 웃으며 인사. 

살짝 떨리는 가슴. 짧은 탄식. 그때 이미 난 오늘 그의 조련에서 벗어날 수 없으리라는걸 직감하고 있었다. 
수영장 풀로 향하는 내내 마인드컨트롤을 시도하며 탈주 직전의 멘탈을 부여잡았다.

곧 뒤따라 들어오시는 62번 핫핑크님. 

오늘따라 인자강님도 모형님도 리나님도 안보인다.
오늘 당분간 마지막인데 설마 진짜 안나오시려나???

그럼 지금 나혼자 핫핑크표 지옥훈련을 받아내야 하는것인가. 정녕 하늘은 나를...

우렁찬 그의 목소리.
"가볍게 200 3개로 몸을 푸시죠~"

뻥 뚤린 한산한 레인.. 제길. 앞사람 핑계도 못대고...
그래도 첨부터 200을 세개씩이나 하는건 너무하지 않나?

"200 3개요????"
놀라서 커진 내 눈동자를 봤는지 못봤는지.. 그렇게 훈련이 시작되었다.

"자 출발~" 

랩타임 기록이 되는 큼직한 카시오 시계 우상단 버튼을 누르는 소리가 들린다. 

~삐이익~


#2
한 덩치 하시는 핫핑크님 뒤를 졸졸 따라가니 생각보다 힘이 덜 든다.  3세트가 끝나고 잠시 휴식시간.
여전히 레인엔 우리 둘 뿐이다. 간간히 우리레인을 침범하던 뭇 회원님들이 핫핑크님의 풍채와 물을 가르는 속도를 보고는 다들 다른 레인으로 이사를 가셨다. 본의아니게 레인점령.

웜업이 끝나고 본격 수업?시작.

솔더드리븐 100미터, 힙드리븐 100미터, 두개 섞어 100미터, 발끝붙이기 신경쓰며 100미터, 가슴누르며 TI영법으로 100미터..
끝없이 나오는 드릴 아이템. 
그러는 와중에 리나님이 남편분과 함께 두둥등장.  잠시 후 인자강님도 등장.

드디어 혼자하는 1:1맞춤강습이 끝났다!!

슬슬 인터벌 분위기. 핫핑크와 친분이 있어보이는 옆레인 고수님들이 우리 레인으로 들어오신다. 

대략 6-7명이 모이니 본격 인터벌 트레이닝.

네거티브 디센딩이라나 뭐라나 처음듣는 어려운 용어를 가져다가 50미터 10개 인터벌에 척 하고 붙인다.
그리고 그걸 두세트. ...

어떻게 시간이 갔는지 폭풍같은 인터벌 1k시간이 지나갔다.  월수금 수업시간보다 찐~ 한 자수.

이쯤하면 충분히 불태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끝이겠지?

리나님 남편분 쳐지지 않고 빠지지 않고 인터벌 1k를 뒤에 붙어서 모두 소화...
저녁시간 가끔? 나오신다는데 몰래 따로 수영을  열심히 다니고 있거나 뭔가 다른 체력훈련을  하는게 분명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타고난건가??


가볍게 쿨다운 50미터 이후 다시 레슨 모드...

힘이 다 빠진 와중에도 플립턴 연습, 하체 띄우며 크롤링, 가슴 눌러 수영하기 등등 각종 드릴들을 연습하였다.
아니 하도록 요구받았다.ㅋㅋ

지시받은데로 군말없이 이런저런 드릴들을 따라하는 내가 애처로워 보였는지 헉헉대며 힘들어하고 있는 내 어깨를 토닥이며 한마디해 주시는 리나님 남편분.

"고생이시네요"

그의 눈빛에 측은함이 가득하다.

"눼.. 알아봐 주셔서...가..감사합니다.."

그렇게 기억에 남을 코로나 거리두기 2.5시즌 마지막 자유수영을 성대하게 마쳤다. 

시계를 보니 10시50분.

아.....10시30분에는 집에 도착해야 가정의 평화를 유지 할 수 있는데... 
빨리 씻고 집에 가더라도 11시가 훌쩍...

30분정도 진지하게 반성하는 자세로 혼나면 풀어지겠지? 
이번주가 마지막수영이니까 이해해 주겠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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